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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tainment

[영화]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시면 더이상 읽지 마세요. 








'500일의 썸머' 라는 제목의 영화.
여주인공 이름인 Summer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름으로서의 썸머,
여름이란 뜻으로 썸머.
청춘과 같은 여름을 보내고 완숙한 가을을 맞는다는 의미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아무 생각없이 보게된 이 영화는
처음부터 흥미를 유발시키며 나를 끌어들인다.



감독의 경험이 담겨있다는 영화.
한 여인에 대한 아련함이 가득 담겨있다.
Bitch.


나레이션에서도 말하면서 시작되듯,
이 영화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영화이다.
그걸 사랑이라고 표현하는지 여부는 다루지 않는다.



두 주인공은 너무도 사랑스러웠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조연으로 나온 클로이 모레츠.
내가 팬이라서 그런가. 조연치고는 참 강한느낌.
남자 주인공 톰의 여동생으로 나오는 클로이 모레츠는
어른스러운 연애상담을 해주는 카운슬러.
힛걸같은 당돌함이 묻어난다.









썸머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순간...





"그냥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되는게 불편해요.
사실 '누군가'의 '뭔가'가 되는 것 자체가 그리 편하지 않아요.
전 제 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요.
인간관계는 혼란스럽고 사람들은 마음을 다치죠.
누가 그런걸 필요로 하겠어요?
우린 아직 젊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한 곳에 사는데.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심각한 문제는 나중으로 미뤄야죠."

"알았어요. 그런데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데요?"

"글쎄, 그쪽도 사랑은 안믿잖아요. 아니에요?"

"사랑이잖아요. 산타클로스 얘기도 아니고.."

"그 단어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나도 사람 사귀어 본 적 있지만 '사랑'이란건 본 적 없어요.
대부분의 결혼이 이혼으로 끝나요. 우리 부모님처럼요. 사랑같은 건 존재하지 않아요.
환상일 뿐이에요."

"난 아니라고 보는데.."

"좋아요 그럼, 내가 잃어버린 건 뭘까요?"

"사랑이 느껴지면 알 수 있을거에요."

"서로 견해 차이가 있다는걸 인정하죠."




'사랑따윈 믿지않아' 의 썸머양과
'난 당신을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말은 당장 못하고 사랑을 믿지않는 당신에게 내 사랑을 전해주고싶어요' 의 톰 군은 그렇게 만나게 되었고, 서로 연인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톰은 지금의 관계가 어떤 관계인지 헷갈려 한다.
친구로서 시작했으나, 썸머가 먼저 톰에게 키스를 해왔고, 둘은 섹스를 했다.
톰은 연인의 관계임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썸머는 그냥 단순하고 편한(Casual)관계로 남고 싶어한다.


이런 둘의 의견차이는 결국 썸머가 관계의 정리를 선언하게 되는 시발점이 된다.
헤어지자. 그냥 좋은 친구로 남아줘.




영화는 500이라는 상징적 숫자를 놓고서
숫자의 초반부와 후반부, 중반부를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만남의 설레임, 헤어짐의 아픔 등을 계속 교차시켜서 편집해 놓는다.
30정도 되는 초반부에서 이 둘은 연인관계가 되었고
280정도 되는 중반부에서 이 둘은 헤어졌고
400이후의 후반부에서는 각자의 생활을 찾아나선다.




톰의 꿈인 건축가를 지지해주는 썸머.
톰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에서 톰의 꿈을 들어주며
썸머는 그렇게 톰을 응원한다.









이 영화는 편집이 예술인데,
앞뒤로 편집이 옮겨다니면서도 공통된 소재를 가지고 연관있게 짜집기되다 보니
영화가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리고 기대와 현실의 괴리를 보여주는 이 영상...
이 영화의 압권 중 하나.



둘이 헤어진 후,
썸머의 파티에 초대받아 간 톰.
사실, 썸머 이외에는 아는 사람이 없는 파티에 가서 참 심심한 상황이 된다.
아는척 하려해도 썸머 이외에는 딱히 아는 사람이 없고,
썸머와 다시 잘해보고 싶은 마음뿐이지만
현실은, 그냥 구석에서 혼자 묵묵히 서서 썸머를 바라보아야만 하는 입장..

이 장면을 보면서 너무나 심하게 감정이입을 했다.

늘 그사람과 관련된 모임에 가면 딱히 친하게 아는 사람이 없는 그 집단 안에서
오직 그사람만 바라보며 멀찍이 서있는 한 사람의 그림자.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을 뒤에서 바라만 보던 기억들이 오버랩되면서
감정의 파도가 심하게 일렁거렸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더 크게 마련인 현실.

Expectaions & Reality

게다가 톰은 썸머가 결혼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절망과 좌절에 휩싸여 파티를 벗어난다. 그리고 주변은 모두 우울한 회색빛 수채화...




썸머의 결혼에 대해 스스로 폐인의 길을 걷는 톰.
그렇게 좀비같은 생활이 이어지다가 문득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둔다.
그리고 건축가로서의 새 삶을 준비한다.
면접보는 회사마다 족족 떨어지지만 칠전팔기. 계속 현실과 싸운다.

인터뷰를 보고나서 심란한 마음에 찾은 장소.
건축가의 꿈을 썸머가 응원해 주었던 그 벤치에 앉아 톰은 어떤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거기에 썸머가 있었다.
이미 걸어가는 삶의 길이 많이 달라진 썸머가.




처음의 톰은 썸머와의 관계에 있어
조바심내하고 안절부절 하지 못하며
친구들에게 썸머의 작은 말투까지도 걱정하며 징징대던 그런 사람이었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던 톰은
썸머를 겪으면서 운명, 영혼의 반려자, 진정한 사랑 같은건
유년시절의 동화에 나오는 비논리적인 환상일 뿐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랑을 믿었던 사람이 더이상 사랑을 믿지 않게 되었다.

반면 썸머는 톰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네가 옳았어. 네 말을 들었어야 했어. (결혼을 하게된건) 그렇게 예정된 거였던 거야.
그리고 줄곧 생각했어. 톰이 옳았다고. 네 말이 옳았었어. 내가 틀렸던 거고."




서로의 행복과 성공을 빌어주며
이 둘은 마지막 인사를 한다.





그로써, 썸머를 처음 본 순간 빠져들어 시작되었던 시간들이 만남, 헤어짐, 좌절  등을 거치며 500일이 지나게 된다.

초여름이 시작이어서 그런지,
500일이 지난 후는 한 해를 돌아 가을이 되어있다.







영화는 마지막으로 관객을 위해 재밌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취업 인터뷰를 가게된 톰은 자신의 경쟁자와 인사를 하게 되는데
그 사람에게서 무언가를 느끼고 말을 걸까 말까 고민하다가
커피약속을 청하게 되는데..



서로 소개를 하면서 알게된 여자의 이름에서
톰은 다시 한번 운명을 직감한다.

"My name is Tom.(전 톰이에요.)"
"Nice to meet you. I'm Autumn. (만나서 반가워요. 전 어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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